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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aily Incident/My Opinion

KBS 드라마 정도전, 백성의 삶은 언제나 고달프다.







징발을 하려고 마을에 들어가면 처음엔 아이들만 보입디다.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는지 아들 입술이 죄다 새 까맣지요.

마을 한 가운데까지 들어가 봐도 어른들은 없어.

다들 방 안에 있지비.

 

멀뚱한 피죽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니 배 꺼질까봐 드러누워 천장만 보지 않고 뭐이겠어.

방서 아이들 애비를 끌어내고 헛간 바닥에 떨어진 쌀 한 톨이라도 주워 수레바퀴에 싫고 서 그 마을 어귀를 벗어나려 할 때면 온 동네 아낙네들 아이들 통곡소리가 십리 밖 까지 따라옵네.

그러다 잠잠해지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오?

전쟁터로 끌려가는 저 애비와 남겨진 저 아들 중에 언놈이 먼저 죽을까.

애비가 먼저 죽을까 아이들이 먼저 죽을까.

언놈이 먼저 죽을까.

징발을 한다고 해서 전쟁터에서 이기는 건 아이오.

 

- 이성계 <KBS 드라마 '정도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