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정글의 법칙이 나왔을 떄, 우려했던 일이 기어이 벌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다큐가 아닌 예능으로 이해했고 어느 정도 과장될 것은 예상되었다.
다만 사태가 이렇게 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
아마도 속았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의 분노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오히려 일반 시청자들이 정글에 대한, 오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고 그 환상이 깨진 것에 대한 분노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정글의 법칙 예능 프로에서도 이를 과장한 측면 또한 있다.
(SBS 홈페이지 캡쳐 화면)
뭐 일설은 이 정도 하고...
사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영화 김씨표류기가 생각났다.
영화 김씨표류기에서는 정재영(김승근 역)이 우여곡절 끝에 한강의 밤섬에 낙오하고 스스로 그곳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자장면으로 대변되는 살고자 하는 욕망에 스스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게 된다.
정글의 법칙에서도 김병만과 그의 일행들은 정글이라는 그들의 주어진 조건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생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모습은 편집되어 극적인 생존으로 표현된다.
우리가 밤섬으로 도시락을 싸 들고 캠핑을 가는 것과 생존이라는 목적으로 스스로 집을 짓고 수렵과 채집을 통해 살아가는 모습의 차이 일까.
사실, 정글의 법칙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정글의 법칙 일행들이 고난 속에서 생존해 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의심 받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희망을 찾았던 프로그램에서 이제는 영화 김씨표류기에서 일반 사람들이 밤섬의 정재영을 바라보는 것처럼, 냉소적인 시선을 보인다.
정글의 법칙은 다큐가 아닌 예능일 뿐이다.
그것도 극적인 효과를 가미한, 잘 짜여진 예능이다.
그런데 세상을 잘 살펴보면, 진정 지금 오지로 남아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흔히 말하는 오지 조차 이미 문명에 오염되고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다.
정글의 법칙 프로그램 에서는 지금의 시선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믿음에 대한 배신으로 정글의 법칙을 비난할 수 있다.
정글의 법칙이 원했던 목적이 사라져 버린 원시적 건강성을 다시 찾아보려 했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오히려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를 표현하는 것이 제작자와 시청자 간에 다소 소통이 되지 못했던 부분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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