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시절, 우리의 허기를 달래준 라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게 있다면 요즘도 여전히 가난한 이들에게는 라면이 중요한 한끼 식사대용 이라는 점이다.
라면도 기호식품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를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주요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포만감 있게 오랫동안 라면을 먹을 수 있을까 이다.
한때는 라면 한봉지로 한달을 버티는 방법이나 두부를 넣어 라면을 엄청나게 불려서 먹는 방법 등 다양한 래시피들이 존재했었다.
물론 맛까지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요즘까지 자주 먹는것이 라면죽이다.
흔히 라면국물에 밥을 말아먹는것의 변형으로 보이는 라면죽은 사실 그 원조를 논하기는 힘들다.
국에 밥을 말아먹는 식습관을 지닌 한국이기에 가능한 일인듯 싶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라면 끓이는 방법, 밥 말아먹는 방법 등 독특한 래시피를 가지고 있다.
자 그럼 이제 나만의 레시피를 공개해 보겠다.
뭐 딱히 "내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일반적이다.
다만 철저히 내가 원하는 목적과 입맛에 충실히 맞춘 나만의 라면죽 래시피라 할 수 있다.
먼저, 라면죽을 위한 준비물이다.
가난한 자취생들의 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준비물들이다.
언제나 가난한 자취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반찬은 김치이다.
사실 김치, 특히 배추김치 이외의 다른 반찬들은 모두 사치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자취생들은 언제나 반찬부족에 허덕인다.
저렇게 남은 김치조차 몇조각을 나누어 몇일을 더 버티기도 한다.
그리고 김가루는 자취생들 사이에서 중독성이 높은 중요한 반찬 중 하나이다.
처음 물을 끓일 때, 김치와 김치국물을 함께 넣어준다.
면을 넣을 때 김치를 함께 넣어주는 것은 비추천이다.
김치가 잘 익지도 않을뿐더러 면을 익히기 위한 물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로 라면이 잘안익게 만든다.
그래서 처음 물을 넣을 때 함께 김치를 넣어 끓여주면 김치의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라면 분말스프도 마찬가지로 물이 끓기 전에 넣어준다.
그리고 만약 김치찌개 쪼가리에 라면을 끓여 먹는다면 가장 좋은 김치맛이 깃든 라면을 먹을 수 있다.
물이 끓게 되면 라면을 넣어서 끓인다.
난 라면을 쪼개어 넣지 않는다.
어릴떄 부터 긴 면발을 좋아했기에 라면을 쪼개는 것은 라면에 대한 배신이라 여겨졌다.
거의 라면이 익어갈 때 쯤 계란 하나를 넣어준다.
계란을 완전히 익히지 않고 흰자는 풀고 노른자는 그대로 반숙으로 익힌다.
이제 라면을 맛있게 먹어주면 된다.
가끔식 식초 몇방울을 떨구어 먹기도 한다.
시큼한 맛이 시원하긴 한데 너무 자주 먹거나 한번에 많이 넣어 먹으면 좀 비리기도 한다.
난 개인적으로 반숙된 노른자는 저대로 먹는다.
자취생들이 가장 싼 가격으로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이다.
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은 저렇게 냉장고에 보관한다.
최소한 라면 하나와 공기밥으로 하루를 해결해야 한다면 최소 2끼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단 몇시간이라할지라도 상온보다는 냉장고 속에 보관하는 것이 식중독을 예방하는 최선이리라.
다음끼니를 해결해야 할 때 냉장고에서 다시 라면국물을 꺼내 라면죽으로 만든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라면죽 만들기 이다.
라면국물을 다시 끓이면서 밥을 함께 넣어준다.
단백질 보충을 위한 계란도 투척.
국물이 쫄아들면 냄비 바닥이 눌어 붙기에 자주 저어주어야 한다.
국물이 적당히 줄어들면 김가루를 넣어 다시 비벼준다.
개인차에 따라 죽처럼 해서 먹거나 밥을 눌러 만들어 바삭한 느낌으로 먹을 수 있다.
보기엔 좀 그렇지만 맛은 좋다.
무엇이든 아껴야 하는 가난한 자취생은 라면 한봉지와 밥 한공기로 하루 2끼를 해결한 것이다.
2끼 정도면 침대에서 뒹굴한다는 전재하에 하루를 버티는데 문제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설거지감을 줄일 수 가 있다.
흔한 자취생의 풍경을 보면 밀린 설거지로 싱크대를 가득 채운 풍경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방법을 쓴다면 냄비 하나와 수저, 젓가락의 설겆이 감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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