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느낌은 어떤 것 일까.
사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버려지는 것 보다 버리는 것에 더 고민하는 탓에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리고 점점 버리고 정리하다 보면 결국 세상에는 혼자 남는다.
사실 혼자인 삶이 외롭고 쓸쓸하지는 않다.
어차피 무언가를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이 없으니 마음은 한결 가볍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버리는 고민을 하는 존재가 죽은 존재가 아닌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어떨까...
특히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혼자 남겨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음과 마주하게 될 생명이라면, 우리는 그 생명을 버릴 수 있을까.
그런데 세상은 매정하게도 한때는 반려동물로 아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책임을 지우기 위해 이들을 버리기도 한다.
물론 생명을 버리는 이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을 것이다.
다만, 버리는 것 이외의 다른 선택을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 이렇게 버려진 반려동물이 모이는 곳이 있다.
대략 20마리의 유기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평소에 알던 지인이 유기견 보호소로 봉사활동 간다는 말에 카메라 하나 들고 따라 나섰다.
말로는 유기견에 대한 관심 그리고 사진촬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현실에 대한 도피 일 뿐이지만..
유기견들을 보았을 때 그들 또한 그들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었다.
어떤 유기견은 임신 한 상태로 들어와 6마리의 새끼를 낳고 결국 5마리를 입양 보내고 남은 한마리와 살고 있는 복순이와 모모, 앞이 안보여 사람만 보면 졸졸 따라다니고 혼자 남으면 낑낑대는 핑구, 사람만 오면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는 아련한 다빛이, 보호소의 터줏대감 길동이, 까만색이 매력적이고 점프가 뛰어난 지니, 큰 귀와 브라운 색상이 매력적인 비누, 떄로는 발광하는 모습이 흠칫하게 하지만 그래도 먹이를 주면 차분해 지는 피터까지..
사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올때면 허전하다.
그 빈 공간에 강아지들만 모아 놓고 나오는게 좋을리가 없으니...
한 번 버려진 경험이 있는 유기견들은 아마도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클 것이다.
물론 나올때는 각 강아지들 마다 칸막이를 해 주고 개별로 격리를 시킨다.
그리고 누구든 이곳의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면 입양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자식을 입양하는 것 처럼 신중해야 하는 문제다.
최근 아빠를 부탁해 에서 강다은양이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애견카페 보다는 유기견보호소에서 한 번 버려진 경험이 있는 유기견을 찾아보고 봉사활동을 했으면 어떨 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입양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한 번 버려진 경험이 있는 유기견들을 보고 그들의 사연이 노출된다면, 그냥 단순히 강아지가 좋아서, 나 개인의 욕심으로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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